역사적으로 정신질환은 다양한 모습으로 비춰졌다. 정신질환의 근원을 영적인 것으로 치부하여 신을 통해 진단·치료를 했던 원시시대부터 과학적인 견해가 꿈틀대기 시작한 르네상스시대 그리고 DSM-5로 객관적인 진단을 주장하는 현재까지 정신질환은 서로 상이한 여러 모습으로 곳곳에 산재해왔다. 또 정상과 비정상 혹은 이상으로 구분을 지으며 이들을 갱생, 보호 등의 이유로 사회와 분리된 구빈원, 섬, 정신병원 등으로 가능한 한 멀리 배척해왔다.

  이러한 배척의 모습은 21세기인 현재도 특별히 다를 바가 없다. 강연자는 ‘정신분열인은 없다. 정신분열병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있다’라며 강의 끝에 3가지의 지지적인 환경 때문에 현재 자신의 모습이 가능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는 지지적인 환경이 없었다면 현재 모습이 불가능함을 반증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현재 자신도 사회적 편견 때문에 되도록 정신과에서 치료받고 있음을 타인에게 밝히지 않는다며 사회적 편견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은 ‘정신질환은 마음의 병이다’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자극적인 언론의 보도, 오랜 시간동안 정신질환과 함께 살아오고 있는 정신장애인들에 대한 오해로 인해 보이지 않는 공격성에 두려움을 느끼며 저마다의 색안경을 끼고 있다. 강연자가 이야기한 것처럼 많은 사람들은 장기간 정신병원으로 격리되거나, 물리적 구속 등의 주체성을 상실한 채 ‘고난의 시간’을 보내게 된다. 이들은 마음의 병을 앓고 있지만, 우리와 동일한 인간이며 어느 누구 하나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를 받지 않고 살아갈 존중받을 가치가 있는 인간이다. 강연자는 아마도 ‘우리도 동일한 인간이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즉 정신장애인도 동일한 감정을 가지고 있고, 동일하게 아픔을 느끼는,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사회구성원들이다.